내가 웃어야
웃을 일이
생긴다
사람들은 "웃으면 복이 와요. 그러니까 많이 웃으세요"라고 말하면, "아니, 누구는 안
웃고 싶어서
안 웃나요. 옷을 일이 있어야
웃지요"라고 말한다. 초등학교 시절에, 방학만 되면
어머니는 나를
외갓집에 보내셨다. 외할아버지는 "법 없이도 살
분"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은
군자와도 같은
분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할아버지는 머리에
항상 망건을
쓰고 계셨다. 늘 재미난 것만
골라서 놀아도
지루해하던 나에게
시골 외갓집은
놀 거리가
아무것도 없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곳이었다.
이런 나를
안타깝게 여기시던
할아버지가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짜서
내게 내밀었는데
거의 대부분
내 관심조차
끌지 못했다. 그나마 내가 재미있어하며
할아버지와 자주
한 놀이가
바로 '말타기' 였다. 내가 할아버지
목에 올라타
두 손으로
할아버지의 양쪽
귀를 잡아당기거나
망건의 위쪽을
양 손으로
힘껏 잡아당기면서 "이랴! 이랴! 달려라! 달려"를 외치면, 할아버지는 마치
말처럼 "히이힝!" 하고 말소리를
내며 방바닥을
기어 다니시곤
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할아버지 말이
힘이 없어
말 타기
하는 재미가
전 같지
않았다. 내 덩치는
더 커지고
할아버지는 더
노쇠해져서 말타기가
어려워진 것도
모르고, 나는 철없이
할아버지의 망건을
고삐삼아 있는
힘껏 잡아당기며 "할아버지! 이랴! 더 빨리 달리란
말야! 더 빨리! 하고 소리를 쳤다. 할아버지는 "이 놈아! 그만 잡아당겨라!" 하실 만도 하건만
야단 한
번 안
치고 도리어 "어~ 우리 제은이가 이제
보니 힘이
장사가 됐네! 힘이 장사여!" 하고 호탕하게
껄껄껄 웃으셨다. 이렇게 여간해서 화를
내는 법이
없는 할아버지는
나름대로 웃음에
대한 철학을
갖고 계신
분이었다. 한 번은
외할아버지 손을
붙잡고 함께
논둑을 걸어가는데
갑자기 번개가
내려졌다. 그때 할아버지가
들려주신 말씀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네가 하늘을
보고 손을
흔들며 환하게
웃으며 안녕! 하면 하늘도 너를
보며 안녕! 하고 웃는단다. 그런데 네가
하늘을 보고
손가락질하고 화를
내면 하늘도
너를 보고 우르릉
쾅쾅!! 하는 거야'라고 하셨다.
나는
할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의 참뜻을
오랜 고통과
눈물. 좌절을 경험한
후에야 겨우
깨닫게 되었다. "옷을 일이 있으면
웃어야지"하면 결코
웃을 일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웃으면
웃을 일이
생겨난다. 이 우주는
그렇게 서로
반응하도록 되어
있다. 가만히 있
으면서 웃을
일이 생겨나기를
기다려서는 어쩌다
운이 좋은
경우가 아니면
웃을 일이
생길 리
없다. 그러나 내가
먼저 웃으면
이 세상도
나를 향해
웃게 되어
있다. 내가 웃어야
세상도 웃는다는
말이다. 자, 세상을 향해서
먼저 큰소리로
웃으며 "안녕!" 해보라. 웃음의 메아리
가 돌아오지
않는가. 아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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